CRM,BI,PRM

CRM 구축 포인트 2

와빠시 2007. 5. 29. 22:43

CRM 구축 포인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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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모순된 주장이 나오게 되는가? 그 이유는 2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CRM 업체 입장에서는 프론트 엔드 솔루션이 신제품이면서 더 비싼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오래 동안 판매했고, 시장의 경쟁이 심한 백 엔드 솔루션(데이터 웨어하우스 솔루션)보다 새롭게 떠오르는 프론트 엔드 솔루션을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 또, 프론트 엔드 솔루션은 영업에 직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구축의 규모가 백 엔드에 비해서 훨씬 크다. 따라서 그만큼 수주 금액도 높아지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프론트 엔드 시스템은 단기적인 효과를 내기 쉽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콜센터 솔루션 같은 것을 도입하면 콜센터의 효율성은 쉽게 올라간다. 따라서 CRM 시스템의 도입에 대해 고객을 설득하기도 쉽다. 그러나 이와 같은 효과를 CRM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CRM의 주된 효과라면, 고객과의 관계가 강화되어 이탈률의 감소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마케팅 코스트 절감도 CRM의 효과 중의 하나다. 그러나 CRM에서 목표로 하는 마케팅 코스트 절감은 우량 고객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전체적인 마케팅 자원의 투입량을 적게 하겠다는 의미다. 즉, 모든 고객에 대한 관리의 기계적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은 CRM 효과로 보기 어렵다. 이는 단순한 고객 관리(CM : Customer Management)의 효과일 뿐이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프론트 엔드 CRM 시스템의 많은 부분은 CRM이라기보다는 CM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백 엔드 시스템이 없는 프론트 엔드 시스템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CRM은 지능형 마케팅/영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머리 없는 손발이 어떻게 지능형 마케팅/영업을 할 수 있겠는가? 단순한 CM이 아닌 CRM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백 엔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 프론트 엔드 시스템은 분석 시스템에 비해 더 비싸고 자칫 잘못하면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도입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백 엔드 시스템은 대규모 투자가 실패할 경우 돈의 낭비에 그치고 말지만, 프론트 엔드 시스템에서 대규모 투자가 실패한다면 돈의 낭비를 넘어서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 대규모 투자 vs. 소규모 투자

그렇다면 CRM 시스템은 어떤 규모로 구축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대규모 투자를 해서 훌륭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안은 시스템 자체로만 봐서는 나쁠 게 없다. 그러나 그 투자를 다른 곳에 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이 훨씬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즉, 기회 비용을 고려하면, 모든 IT 투자는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먼저 백 엔드 시스템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백 엔드 분석 시스템은 너무 많은 데이터를 저장, 분석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그다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구축할 수 있다. 그동안 CRM이나 DBM을 위해 많이 구축했던, 테라(tera) 단위 바이트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 웨어하우스 대신, 작은 데이터 마트로도 충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 수가 1백만명인 경우, 1백 기가 바이트의 데이터 마트라도 고객 1명당 1백 킬로(kilo) 바이트의 데이터가 저장 가능하다. 1백 킬로 바이트라면, 1명의 고객으로부터 수백개의 인적 속성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평균 1달에 10건의 거래가 있다고 할 때, 5년 이상의 간단한 거래 데이터와 수많은 요약(summary)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즉, 거래 데이터가 별 필요도 없는 복잡한 관련 데이터를 끌고 오지 않게 잘 정리한다면, 저렴한 비용의 소규모 데이터 마트로도 백엔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데이터 웨어하우스나 데이터 마트를 구축하다보면, 자꾸만 용량이 커진다.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알지 못해서 무조건 몽땅 적재한다는 식으로 가다보니, 데이터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전략과 활동을 먼저 분명히 하여, 어떤 데이터가 중요한 것이고, 어떤 데이터는 필요 없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풀 패키지 구축 vs. 단계적 구축

CRM을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의 IT 시스템들은 하나하나 구축할 수도 있고, 일시에 구축할 수도 있다.

일시에 구축하게 되면, 시스템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들간의 통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CRM 시스템 구축의 효과도 크게 나타나게 된다. 반면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IT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해서 CRM을 실행할 수도 있고, 조금만 보완하면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새로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일시에 구축하지 않고, 필요한 것부터 구축하면 많은 돈을 절감할 수 있다.

주방 기구 일체를 갖춘다고 좋은 요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너무 많은 기구의 사용법을 익히느라, 정작 요리 솜씨를 가다듬는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방 기구는 요리 솜씨가 늘어가는 만큼 차근차근 마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CRM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고객 데이터 분석 능력이나, 고객 대응 스킬이 낮은 상황에서 시스템만 좋다고 성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 데이터 수집/적재 단계

CRM의 구축에서 종종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는 마케팅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시스템에 적재하겠다는 시도다. 흔히 해외 사례를 보면, 수백개의 변수를 써서 고객 행동을 예측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있으면 정확한 CRM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데이터가 많으면 없는 것보다 좋다. 그러나 실상 CRM에 필수적인 데이터가 아닌, 이런저런 너저분한 데이터는 많아봐야 별 소용이 없다. 중요한 데이터 1개가 부수적인 데이터 10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CRM 시스템도 고객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는 없다. 핵심적인 사항 위주로 조그맣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비용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흔히, 데이터가 없어서 CRM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사람에게 그렇다면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바람직하겠냐고 질문해보라. 그러면 대답은 둘 중 하나다.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대답이거나, 도저히 수집하기 어려운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 활동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 두가지 대답 모두 CRM을 추진하는데 의미가 없다. CRM은 일단 자사가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또, 수집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다 저장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핵심적인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객 데이터는 공짜로 모을 수 있는 것도, 공짜로 저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데이터를 모으기 전에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