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시간을 만나자
영혼의 시간을 만나자
1년 중 경영자들에게 곤혹스러움을 주는 달이 있습니다. 바로 여름휴가철입니다. 휴가철은 직원들에게는 가장 신나는 달이지만, 경영자에게는 가장 곤혹스러운 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업계에서는 1년 중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여름휴가철을 임직원들의 노고에 힘입어 매년 즐겁게 넘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여름휴가철을 보내곤 합니다.
누가 저에게 경영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직원들 보너스 결재서류에 사인을 하는 순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 순간만큼 경영자로서 보람 있고 행복한 순간은 아마도 없을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한 카드 회사의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휴가철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이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쉼의 시간을 갖는 것,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지쳐버린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자기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들의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이다.
자신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모든 일을 잠시 내려놓고, 그동안 무시했던 그대의 영혼이 다시 그대를 만나게 하라. 그것은 그대의 잊혀진 신비와 다시 가까워지는 멋진 일일 것이다.”
스위스, 아일랜드 등지에 사는 유럽의 ‘켈트인’에게 전해 내려오는 글입니다.
이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잠시 시간을 내서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마도 이런 여행이라면 비용도 들지 않고 교통이나 숙소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됩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가족들과 또는 연인들과,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잠시 짬을 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동안 외면했던 자신의 영혼과 다시 만나보고, 자신의 잊혀진 신비와 다시 가까워지는 멋진 시간을 보내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휴양지요 휴가일 것입니다.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 영혼과 만나는 성스러운 시간을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합니다. 매년 휴가를 보내면서도 우리는 ‘내 안의 나’와 만나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권하고 싶습니다. 꼭 휴가 기간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시간을 내어 잠시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고.
자신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해보고,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나의 내면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또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것들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상황에서 의욕이 넘치고 어떤 상황에서 의기소침해지는지, 나에 대해 불만스러운 점은 무엇인지, 나를 칭찬해 주고 싶은 점들은 어떤 것인지, 이렇게 마치 정다운 사람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듯이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어느덧 더욱 성숙하게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어떤 운전자의 이야기입니다만,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리면 아스팔트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속 60킬로미터로 줄이면 길가에 핀 들국화도, 함께 탄 가족들도 다 보인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도 가끔은 이렇게 속도를 줄이고 평소에 보지 못한 것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사랑해야 할 자신과 진지하게 만나보는 영혼의 시간, 그 시간들을 만나보기 바랍니다.
김정문알로에 대표이사 최연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