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건강과 아토피

맛있게 몸의 毒을 없애자, ‘푸드 테라피’

와빠시 2007. 5. 29. 22:03

맛있게 몸의 毒을 없애자, ‘푸드 테라피’

 

불어오는 황사 바람 때문일까. 하늘을 보니 어째 창문을 열기 싫어진다. 뿌연 하늘이 마치 볼멘소리를 내뱉는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유행하는 ‘디톡스’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내 몸의 해독도 가능하지 않을까.

황사가 갈수록 심각해지니 이를 막아보자고 개발된 상품들의 인기가 날로 높아만 간다. 나도 창문을 꼭 닫고 매연과 황사바람은 피하되 차 안 습도는 맞춰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자동차용 가습기를 사용한다. 비단 호기심 많은 나뿐만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지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도 갈수록 늘어난다. 생활 속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물질, 매연을 비롯해 스트레스라는 무형의 독소들이 언제나 칼날을 번뜩이고 있다. 그런데 그 칼날이 보통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목이 칼칼하고, 좀 피곤하다 싶은 생각은 들어도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자동차용 가습기를 산다는 등 건강에 관심 있는 나도 심하게 아플 때마저 병원의 링거 한 병에 먼저 기대고 만다. 링거 한 병에 조금이라도 에너지가 회복되면 “내가 왜 아팠지?” 하고 일상으로 다시 뛰어든다. 누런 하늘을 쳐다보면 저걸 몸속으로 흡입하면 내 몸은 어떻게 되나 걱정을 하다가도, 하루가 바쁘다 보면 그 문제를 잊고 만다.

흔히 ‘밥이 보약’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잘 먹는 것이 건강유지의 필수요소라며 보약 중 으뜸은 ‘식보(食補)’라고 꼽는 것이다. 이 말은 2년 전부터 떠오르기 시작한 ‘푸드 테라피’라는 말과도 통한다. ‘푸드 테라피’란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자는 실천주의자들의 이야기다. 이 단어에 몸 안의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ㆍ제거해준다는 의미의 ‘디톡스 요법’이 합쳐지면 어떨까. 링거 한 병보다는 환경 오염과 스트레스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요리라는 것은 맛이 중요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 자체로도 상당히 행복하다. 그런데 거기에 덧붙여 몸에 있는 각종 유해물질까지 없애준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아닐까. 그래서 이번에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해봤다. 마늘과 녹차ㆍ돼지고기 등이 그것.

마늘 속에 들어 있는 유황성분은 체내에 쌓여 있는 수은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또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알리신은 체내에 침입한 세균과 바이러스에 강력하게 대응한다. 카테긴ㆍ아미노산ㆍ섬유소 등이 풍부한 녹차는 다이옥신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카테긴은 중금속을 흡착해 침전시킴으로써 중금속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그런데 티백보다는 가루 형태로 섭취해야 더욱 효과가 있다.
마늘과 녹차의 효능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마늘과 녹차의 성분 중 일부는 항암 효과가 있어 암예방 치료제로도 쓰일 수 있다고 한다.

돼지고기는 필수아미노산과 아연 성분이 많은데 이것은 우리 몸의 해독과 면역능력을 높인다. 중금속을 해독하는 데는 아연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돼지고기가 좋다는 사람들은, 돼지고기 지방의 녹는 점이 체온보다 낮아 몸 안의 중금속을 흡착, 체외로 배출해줘서 좋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겹살이 중금속ㆍ먼지 해독에 좋다’는 것은 속설일 뿐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도 한다. 그러니 돼지고기의 효능을 너무 맹신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밖에도 디톡스 푸드 테라피를 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먼저 유기농 식품을 가까이 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 몸에 쌓인 독을 제거하기에 앞서 독의 체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취지다. 인스턴트ㆍ가공식품을 멀리 하고, 어패류도 양식보다는 자연산을 택한다.
잘 씹어 먹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음식을 먹을 때 30회가량 씹어 먹는 것도 효과적인 디톡스법이란다. 침이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잘 씹으면 침의 분비량이 늘어나 해독 효과가 커진다.

또 신선한 채소 즙도 좋다. 대부분의 채소는 알칼리성으로 체내에 쌓인 독을 제거하거나 배설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유독 물질을 배변과 함께 빠져나가게 한다. 당근 즙, 셀러리 즙, 비트 즙 등이 이렇게 몸을 정화시킬 수 있는 채소 즙들. 물론 채소 즙 만드는 재료도 유기농을 고집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미역ㆍ다시마 같은 해조류와 굴ㆍ전복 등 해산물도 디톡스 푸드로 곧잘 꼽힌다. 미역ㆍ다시마에 든 식이섬유의 일종인 알긴산은 중금속,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빨아들이고 몸 밖으로 내보낸다. 굴ㆍ전복에 많이 들어있는 아연은 납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디톡스’라는 것이 만병통치약도 아니거니와 아프던 몸을 갑자기 좋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장기복용을 해도 몸의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안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실천하기도 전에 ‘귀차니즘’이 발생하면 안 된다. 항상 그렇듯이 좋은 것도 많이 먹으면 해롭다. 잘 골라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먹는 것은 더 중요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과다 섭취는 몸을 더 해롭게 한다.

글=사진 김노다·김상영(요리 선생님·푸드 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