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
효능에 관한 과학적 근거 거의없어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해로운 법 |
본래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먹는 `식품'과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는 `의약품'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다. 화학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식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은 우리 몸에 익숙한 것이라서 위험 부담이 적지만, 의약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정도다. 그래서 식품은 아무 때나 먹어도 되지만, 의약품은 그렇지 않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필요한 양만큼만 먹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약품이라고 해도 아무 때나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그런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식품이기는 하지만 우리 몸에 비교적 강한 생리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의약품 중에서 약효와 위험부담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뜻도 된다. 의약품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 효능과 양이 의약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다. 그런 건강보조식품이 만병통치의 영약(靈藥)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건강보조식품의 공급과 소비 모두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건강보조식품의 효능에 대한 근거가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과학적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황당한 근거를 내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왕벌이 먹는 것(로얄 젤리), 시베리아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사슴의 뿔(러시아산 원용(元茸)), 곤충의 영양분을 빨아먹은 생명력(동충하초) 등이 모두 그런 경우다.
명백한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오메가-3'와 `DHA' 같은 성분의 낯선 이름이 가져다주는 신비감을 이용하려는 경우도 많다. `비타민 E'라는 흔한 이름보다 사람들에게 낯선 `토코페롤'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광고 전략이다. 그런 성분이 특정한 질병을 고쳐준다는 주장도 일상화되어 있다. 그런 주장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그런 법규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소비자들의 상식 부족과 무비판적인 사고방식도 심각한 문제다. 모든 화학물질은 인체의 생리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너무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이 몸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물이 치명적인 독약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더운 여름에 격렬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후에 맹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갑자기 목숨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소금과 같은 전해질이 땀과 함께 배출된 후에 물을 마시면 전해질의 농도가 너무 낮아져서 생리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게 돼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반드시 소금과 함께 물을 마셔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스포츠 음료'가 바로 그런 소금물이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깨끗하게 마련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지나친 편식은 인체의 생리적 균형을 깨뜨려서 문제가 된다. 건강기능식품도 절대 예외일 수가 없다. 이 세상에 만병통치의 영약이 존재한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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