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을 만드는 혼합(Mash-Up) 서비스의 물결
최근 웹의 특징 중 하나는 혼합 서비스의 대규모 출현이다. 혼합(Mash-Up, 매쉬업) 서비스란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섞는다는 뜻이다. 웹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자원이나 서 비스를 섞어서 새로운 자원이나 서비스로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이 칼럼에서는 매쉬업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다루고자 한다.
둘 이상을 합쳐 새로운 하나로 만드는 혼합 서비스
혼합 서비스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구글지도에 (maps.google.com) 크레이그리스트(www.craigslist.org)의 부동산 정보를 표시해주는 하우징맵(www.housingmaps.com) 서비스다. 하우징맵은 구글지도에서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의 부동산 매물을 보여주는 서비스로, 미국의20여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정보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정식 공개API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졌다. 하우징맵을 만든 폴 레이드매처(Paul Rademacher)가 임의로 구글 지도를 해킹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구글 지도를 활용한 혼합 서비스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본 구글은 오히려 두 달 뒤에 구글 지도의API를 공개하는 한편, 폴레이드매처를 구글 직원으로 채용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었다.
또한 하우징맵을 통해 공개API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에 사람들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이미 공개된 두 곳의 자원을 섞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서비스가 손쉽게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혼합 서비스의 경제성과 사업적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하우징맵이 보여준 것처럼 혼합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공개API와 같이 이미 공개된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자료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은 0에 가깝다. 자체적으로 구글지도 수준의 지도 자료와 위성사진 자료를 구축 하려면 수 백 억 원이 들 것이고, 이들 자료를 임대해 사용하려고 해도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크레이그리스트의 부동산정보 또한 수 십 억 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축적 가능한 정보다. 하지만 하우징맵은 공짜로 가져온 두 정보를 결합시키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수 백 억이 투자되어야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혼합 서비스의 장점은 이처럼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얻는 경제성에 있다.
혼합 서비스의 장점
1.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2. 개발 기간이 매우 짧다.
3. 기존 시장에 없거나 상상만 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손 쉽게 만들 수 있다.
물론 혼합 서비스는 1차 자원이 되는 서비스에 종속적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1차 자원이 되는 서비스가 사라지거나 해당 서비스를 더 이상 공개로 제공되지 않을 경우 이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도 중단되는 문제가 있다. 1차 자원이 되는 서비스의 변경에 따라 이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도 끊임없이 수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소스 차원에서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안고 가야 한다. 소스가 공개된 형태라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직접 수정하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API 차원에서 개발이 이루어지므로 벌레잡기(버그수정)나 성능 향상의 한계를 가진다.
혼합 서비스의 단점
1. 1차 자원이 되는 서비스에 종속적이다.
2. 소스 차원이 아닌 API 차원에서 개발이 이루어지므로 개발의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혼합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되거나 혼합 서비스가 지닌 단점이 보완되려면1차 자원이 되는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에 대한 약속과 신뢰가 필요하며, 소스 수준에 가까운API 제공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의 혼합 서비스는 대기업의 공개API를 이용한 것 외에도 양사 협력에 의한 혼합 서비스, GPL이나 오픈소스 등을 활용한 혼합 서비스 등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구글 지도를 활용한 혼합 서비스 사례
혼합 서비스로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구글지도를 이용한 것이다. 구글 지도의 공개API를 이용한 것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것이자 가장 유명한 하우징맵(www.housingmaps.com)의 사례를 통해 혼합 서비스의 기본 형태를 살펴보자.
하우징맵을 이용하면 부동산 매물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집 주변이 공장 지대인지 유흥가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매물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일이 집을 찾아가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연히 하우징맵은 미국 젊은 층의 지지를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우징맵처럼 유명한 초기의 혼합 서비스로는 구글뉴스와 구글지도를 혼합한 지오뉴스(Geonews, http://www.wereporters.com/geonews.htm), 구글 지도와 야후 교통정보 월드웨더(worldweather)의 날씨정보 세 가지를 혼합한 구글 야후 교통날씨 지도(http://traffic.poly9.com)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지도를 선택하면 해당 지역의 교통상황을 CCTV 화면으로 바로 보여주는 토론토 고속도로 정보(http://toronto.ibegin.com/traffic/), 동네 근처의 술집 정보를 보여주는 비어헌터(http://www.beerhunter.ca/), 미국의 각종 기업 AS센터를 보여주는 워랜티맵(http://www.warrantymap.com) 등 다양한 혼합 서비스가 봇물이 터진 것처럼 쏟아지고 있다. 물론 구글지도 외에도 구글지구(Google Earth)나 야후지도와 같은 다른 기업의 API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플릭커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 사례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사진 사이트인 플릭커(www.flickr.com) 역시 수 백 종이 넘는 혼합 서비스가 계속 출현하고 있다. 구글지도가 실용적이거나 사업적인 서비스에 많이 활용된 것과 달리 플릭커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는 플릭커를 좀 더 쉽게 사용하도록 도와주거나, 플릭커를 이용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retrievr(http://labs.systemone.at/retrievr/) 서비스는 사용자가 그림을 그리면 그와 비슷한 이미지를 플릭커에서 찾아주는 서비스다. 왼쪽에 있는 색에서 원하는 색을 고른 뒤에 그림을 그리면 그와 가장 비슷한 색과 형태를 가진 사진을 플릭커에서 찾아서 오른쪽에 표시해준다.
비슷한 서비스로 컬러를 선택해주면 비슷한 컬러의 사진을 찾아주는 컬러피커(http://krazydad.com/colrpickr/) 사이트가 있다. flappr(http://www.bcdef.org/flappr/) 서비스는 오른쪽에서 각 나라 국기를 선택하면 해당 국가와 관련된 사진을 볼 수 있다. metaatem(http://metaatem.n et/words/) 사이트는 빈 칸에 영문 낱말을 입력하면 영문 글자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가져와 낱말을 만들어준다. 이때 가져오는 이미지는 랜덤하기 때문에 계속 해서 ‘새로고침’을 누르면 새로운 사진을 계속 얻을 수 있다. 자신의 블로그 이름을 영문으로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flickrfling(htt-p://www.nastypixel.com/prototype/cms/myfiles/pa ges/flickrfling/) 사이트에서 뉴스를 선택하면 해당 뉴스와 관련된 이미지가 표시된다.
이 외에도 그림을 보고 해당 그림의 꼬리표(tag)를 맞추는 게임(http://randomchaos.com/games/fastr/), 이미지로 하는 수도쿠 게임(http://www.beckysweb.co.uk/sudoku/flickrsudoku.asp) 등의 몇 가지 게임을 비롯해 이미지에 말풍선을 삽입하는 캡셔너(http://shadydentist.com/captioner/) 등 플릭커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혼합 서비스 사례
해외에서는 공개API를 이용한 다양한 혼합 서비스가 선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공개API의 부족으로 멋진 서비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06년 초에 네이버가 공개API를 제공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점차 공개API를 지원하는 사이트가 늘고 있어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혼합 서비스가 출현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2006년 하반기 들어 각종 프로그램과 도구, 웹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혼합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 지도 매쉬업의 전형적인 발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엑스와이어(www.xwire.co.kr)가 있다. 엑스와이어는 지도 서비스에 뉴스, 블로그, 웹사이트, 개인기록 등을 섞은 서비스로, 지도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한 곳에서 모아서 볼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한 프로그램이나 각종 도구도 점차 혼합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약2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태터툴즈(www.tattertools.com) 블로그 프로그램의 경우 수 백 개의 플러그인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한 혼합 서비스형 플러그인이다. 대표적인 플러그인으로 NGMap을들수있다. NGMap은 네이버지도와 구글지도의 공개API, 태터툴즈 서비스를 섞어서 만든 지도 서비스로 구글지도의 위성사진과 네이버의 약도를 상호 전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외에도 온라인서점 알라딘의 TTB(Thanks to Blogger), 책검색, 음반커버와 책 이미지 등을 태터툴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다음 웹인사이드 등의 서비스를 삽입할 수 있는 플러그인 등 다양한 혼합 서비스를 태터툴즈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는 혼합 서비스
이처럼 웹에서 시작된 혼합 서비스는 서비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으며, 점차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영역은 모바일 영역이다. 최근ETRI와 네오엠텔이 개발해 발표한 ‘모바일 매쉬업’의 경우 국내 최초로 위피 기반의 혼합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매쉬업의 경우 GPS, 구글지도, 야후날씨, 사진 등을 연동한 ‘라이프로그’를 휴대전화로 볼수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들어 등산가서 폰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구글지도와 연결해‘나만의 지도’로 만들 수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의 모바일 매쉬업이지만 향후 확장 가능성이 큰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야후에서 만든 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를 혼합한 서비스인 야후360(http://360.yahoo.com)이나 BBC 뉴스와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BBC뉴스맵(http://dynamite.co.uk/local/), GPS 입력 장치와 연결된 카메라와 구글지도를 연결한 GPS Photo Map(http://www.iceburnslair.com/mapper/)와같이다양한영역으로확장되며혼합서비스가발전하고있다.
MS의 CTO 레이 오지(Ray Ozzie)가 제안한‘라이브 클립보드(Live Clipboard)’의 경우 웹 사이트 뿐 아니라 컴퓨터 사이의 정보를 매쉬업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캘린더 정보나 블로거의 정보를‘MSN Spaces’ 와‘Facebook.com’사이에 주고받을 수 있으며 자동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이처럼 혼합 서비스는 계속 영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정의나 범위도 계속 변하고 있다. 때문에 혼합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혼합 서비스의 정의나 범위를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하고 설명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더욱 다양한 혼합 서비스 출현을 위한 업계 표준 정립과 안정적인 1차 자원과 서비스의 유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등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혼합 서비스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본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임을 통해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가고 있다. 2006년2월20일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서는 매쉬업캠프(Mash up Camp)라는 행사가 열려 혼합 서비스에 대해 토론했다. ZDNet.com의 최고 편집자인 데이비드 버린드(David Berlind) 등이 제안한 매쉬업캠프에는 구글 야후 등의 여러 기원이 후원을 했고 수 백 명의 사람이 참여해 혼합 서비스를 위한 각종 정책에 대해 토론을 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혼합 서비스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 때다. 좀 더 많은 기업이 공개API를 제공하고, 표준 제정과 서비스 지원, 신뢰할 수 있는 정책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한국에서도 더욱 경쟁력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신생기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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