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iz와 마케팅

종잡을 수 없는 더블 브랜딩 Ⅱ

와빠시 2007. 5. 31. 08:06
종잡을 수 없는 더블 브랜딩 Ⅱ

중앙일보 미디어마케팅연구소 송명석

더블 브랜딩의 주범은 조사(調査)
Al Ries는 기업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더블 브랜딩을 하게 되는 주요 요인으로 조사를 지적합니다. 대기업의 경우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조사는 필수 과정이며, 브랜드 이름은 항상 조사대상입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반영해 브랜딩을 하면 자주 더블 브랜딩으로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Procter & Gamble이 출시한 치아 미백 제품 Crest Whitestrips<사진 왼쪽>입니다. 이 브랜드에서 Whitestrips는 미백과 관계가 있지만, Crest는 미백과 관계가 없는 치약 이름<사진 오른쪽>입니다. Crest가 포함된 이유는 조사 대상자들이 Crest가 포함되면 미백 제품을 훨씬 신뢰할 수 있다고 대답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낯선 것보다 낯익은 것 선호"
이렇게 소비자들이 Crest를 좋아하는 것은 자신들이 예전에 사용한 Procter & Gamble의 치약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Al Ries는 소비자들은 낯선 것보다 낯익은 것을 선호하고, 조사에서 나타난 이같은 선호도가 브랜딩에 반영돼서 결국 더블 브랜딩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익숙한 브랜드를 포함한 더블 브랜딩 효과는 미약합니다. 오히려 난데없이 튀어나온 브랜드가 더 효과가 있습니다. 건강음료 Red Bull의 경우 조사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브랜드를 그대로 밀고 나가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Red Bull은 현재 34억 달러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만약 대기업이 Red Bull을 조사를 통해 브랜딩하려고 했다면 이 브랜드는 이미 조사 과정에서 이미 탈락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Al Ries는 말합니다.

자동차 강력 브랜드, 더블 브랜딩 적용 안 해
사실 자동차업계 만큼 더블 브랜딩이 성행하는 곳도 드뭅니다. 그러나 이 곳에서도 강력한 브랜드는 하나 같이 더블 브랜딩과 거리가 멉니다. Lexus, BMW, Mercedes-Benz, Infiniti, Volvo. 모두 단일 브랜드를 쓰고 모델에 따라 글자나 숫자를 달리하는 정도입니다. BMW는 숫자로 모델을 차별화합니다. 3 series(소형), 5 series(중형), 7 series(고급형) 3가지로 BMW를 구분합니다. 이에 대해 Al Ries는 이같은 BMW의 숫자 방식이 더블 브랜딩보다 훨씬 효과가 높다고 말합니다.

Acura Legend, Acura TL로 단일 브랜드 되면서 인지도와 매출 호전
흥미로운 것은 처음에는 더블 브랜딩을 적용했으나 나중에 단일 브랜드로 바꾸면서 성공한 자동차 브랜드가 있다는 점입니다. Honda의 스포츠형 세단 Acura Legend는 1986년부터 1995년까지 더블 브랜딩을 적용했습니다. Acura Legend는 1996년 Acura TL로 거의 단일 브랜드로 브랜드를 고쳤습니다.그 후 5년 후 Acura TL의 인지도는 25% 상승했습니다. 또한 Acura의 2006년 매출은 1996년 대비 86% 증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더블 브랜딩을 적용한 Chevrolet Camaro는 동기간에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브랜딩에 따라 인지도와 매출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엇갈린다고 Al Ries는 강조합니다.

저는 이번 Al Ries 칼럼을 보고 옛 속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입니다. 그러나 브랜딩에서는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한 브랜드 하나가 천냥을 번다"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