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중심으로 헤쳐 모여
유통업계, 할인점 위주로 시장 재편
내수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기발한 마케팅과 판촉행사가 유통업계의 요즘 실상을 잘 대변한다. 별의별 판매 전략을 다 써보지만 떨어지는 매출은 야속하다 못해 위기감마저 준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5월 서비스업 활동이 도소매와 부동산경기 침체로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소매업은 전년 동기 대비 -2.2%, 도매업이 -1.5%로 1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소비위축은 유통업체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체는 제조업체가 생산한 상품을 매입해서 재판매하는 것이므로 유통업체의 매출부진은 곧 제조업체로 연결된다. 특히 중소제조업체의 경우 판로가 제한적이어서 대형 거래처의 부진은 지체 없이 전가되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이런 면에서 유통업체의 요즘 관심거리와 변화 등을 아는 것도 중소제조업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유통업계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가, 명품을 취급하는 백화점은 역신장을 면치 못하는 반면, 생활필수품 중심의 상품구성과 최저가격으로 무장한 할인점은 상반기 약 12% 정도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 중에서도 대형 할인점 업체 5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의 비중이 전체 할인점 시장의 약 75%를 차지할 정도로 할인점 업계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빅5 가운데서도 상반기 매출이 부진한 업체와 선전한 업체가 구별되고 있어 대형 할인점 업체는 그래도 괜찮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는 상반기에 선전했으나, 이마트, 월마트는 답보 상태이거나 마이너스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는 상반기 지난해에 견주어 -3.6%를 나타냈다. 유통업의 주류가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 대체된 것으로 2003년 두 업태 간 2조 원 격차에서 올해는 5조 원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이 불경기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신장세를 보이는 것은 지속적인 출점에 힘입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할인점은 상반기 266개로 2003년 말에 비해 6개 점포가 늘어났으며, 하반기 19개 출점을 감안하면 285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TV 홈쇼핑의 경우 상반기는 내수부진으로 -4.9%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수익성 중시 경영체제로 전환하여 수익성은 호전되었다고 한다.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매출부진이 예상되며,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쇼핑몰은 상반기 10% 신장한 3조 2천억 원으로 오프라인 소매업태에 비해 양호한 신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터넷 쇼핑몰도 할인점의 경우처럼 상위 5개사(옥션, LG 이숍, 인터파크, 롯데닷컴, 다음 D&shop)가 과점화가 두드러지고, 종합전문 쇼핑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슈퍼마켓의 경우 소형 할인점 형태인 SSM(Super Super-market)과 경합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여 매출부진에 경쟁심화 현상까지 겹쳐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는 4백 평 이상의 지상 대형점 위주로 출점을 할 계획이며, 중소형 점포를 지속적으로 폐점하는 한편 롯데 슈퍼마켓이 한화유통 슈퍼마켓 부문을 인수하는 등 업태 내에서의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SSM의 부지 확보가 어려워 지방 출점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매장규모 대형화로 즉석식품, 비식품부문의 구색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의 경우 상반기 12% 신장세가 예상되지만 당초 예상치보다는 밑도는 것이며, 기존의 정찰제 원칙을 파괴하고 일부 품목의 가격을 할인하는 등 매출부진 탈피를 위한 극약처방을 하기도 했다. 하반기 예상 시장규모는 2조 3천억 원으로 10% 신장이 예상되며, 830개를 출점하고 230개가 폐점해 전체적으로는 8,300여 개 점포수를 예상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모두 균일가 숍 인기
최근 유통업계에서 균일가 숍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이소아성이 할인점, 대형 슈퍼마켓, 하나로클럽 등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면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올리고 있다. 균일가 숍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삼성몰, 롯데닷컴 등 주요 인터넷 종합쇼핑몰들은 지난해부터 9,900원 숍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균일가 매장의 시초는 1876년 미국 울워스(F.W. Woolworth)가 개점한 ‘5센트, 10센트’ 점으로 당시 다임 스토어(Dime Store)라고 불렀으며, 현재 달러 스토어(Dollar Store)로 발전했다. 달러 스토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태다. 안정된 운영, 흑자 경영, 적극적인 점포 확장으로 달러 스토어는 미국 유통시장의 새로운 채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백엔숍으로 알려진 균일가 숍은 미국 못지않게 성황을 누리고 있다. 일본 100엔숍 상위 6개 업체(다이소, 캔두, 세리아, 구구플러스, 오스리, 와츠)의 매출규모는 2001년 2,713억 엔에서 2002년에는 32% 증가한 3,578억 엔, 2003년에는 19% 증가한 4,254억 엔으로 성장하고 있다. 취급상품도 신변잡화, 주방용품 등에서 식품, 의류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전자테그(RFID) 바코드 대체할 듯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무선주파수를 이용한 전자테그(RFID)가 유통물류 분야에서는 이르면 오는 2006년쯤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지난달 29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RFID. EPC 네트워크 세미나’에서 ‘산자부가 실시한 1단계 시범사업 결과 RFID는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지적되었지만 장점이 확인됐다’며 ‘2차, 3차 시범사업을 거쳐 2006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독일 최대의 유통업체 메트로는 RFID를 이용한 미래형 점포를 출점해 화제를 모았는데, 세계적인 대형 소매업체들은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소매업 서비스 시스템 개발과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최신 판매설비와 최첨단 유통 시스템을 시험하고,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납품 시 RFID 태그 부착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제조업체와의 협력 필요
하반기 유통업체는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다양한 판촉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판촉행사에서 납품업체와 협력업체는 서로 협조해야 한다. 유통업체는 중소제조업체와 불공정거래 등에 관한 사항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시키고 있으며, 유통업체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트렌드가 저가격 쪽으로 옮겨지는 추세는 근대 소매업 변천과정 중 나타나는 한 가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유통업체나 제조업체가 그것을 위해 얼마나 대비했느냐에 따라 명운이 갈릴 뿐이다. 제조원가와 비용절감을 위한 끝없는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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