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전략

규제풀어 글로벌기업 키워라

와빠시 2008. 4. 14. 09:35
규제풀어 글로벌기업 키워라

 우리는 지난해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5년 1만달러를 달성한 지 12년 만에 이룬 일이다. 일본이나 싱가포르 같은 경쟁국들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시대를 여는 데 5~6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경제를 달리는 기차에 비유한다면 기업은 맨 앞에서 이를 견인하는 기관차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를 이루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 경쟁력이 없으면 기업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다. 세계에서 오직 그 기업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서 확고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국내외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과거에 비해 기업의 수명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미래 성장 동력인 새로운 사업을 찾기 위한 기업의 창의와 혁신 그리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과 같이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서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업종이 내일도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기업은 급변하는 국제 경제 환경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지금 세계 경제는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면 세계 어디서나 생산할 수 있다.

 기업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국적이나 인종을 불문하고 인재를 뽑아서 활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기업문화가 중요하다. 아울러 투명경영과 윤리경영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지금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을 하는 기업이 경영성과도 더 좋다는 조사결과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소비자의 구매행태뿐만 아니라 투자자나 금융기관의 평가에 있어서도 기업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선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높은 임금, 물류비, 지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물가와 주택가격 안정을 통해 임금이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사회간접자본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전국에 산재한 유휴농지를 산업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고 불합리한 세제를 개선하는 한편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힘써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가 너무 많다. 모든 규제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규제로부터 얻는 효익과 잃게 될 손실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세제도 기업의욕 제고와 활력의 진작에 대단히 중요한 부문이다. 법인세 인하와 상속세 할증과세 폐지, 중소기업 가업상속지원 확대 등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 폭도 넓혀야 한다.

 과격하고 불법적인 노동운동은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의 노사문화다. 이제 우리의 노조활동도 자기 몫 늘리기의 분배 위주에서 어떻게 하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생산적 노조활동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들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해 나간다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져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을 앞당기게 될 것이고, 우리 모두의 염원인 선진국 진입도 그만큼 일러질 것으로 믿는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